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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과 와인, 그 맛이 궁금하다!

기사승인 2021.04.24  18: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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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V 한국와인기사단 김동준 총사령관과 함께하는 와인 이야기-3

   
김동준 와인기사단(KOV) 한국총사령관. 영남이공대 교수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이 증가하고 있다. 가끔은 외식으로 즐기던 중국집 음식도 집에서 시켜 먹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배달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짜장면을 손꼽을 수 있다. 밀가루 음식이고 조미료가 들어간다고 해서 자주 먹지는 않지만 달콤한 향과 쫄깃한 식감은 분명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짜장면의 느끼함을 상쇄시키고 감칠맛을 높여주는 반찬이 단무지다. 단무지는 입안의 일시적인 맛은 좋지만 식사후의 기분 좋은 포만감, 여윤, 건강에 만족을 주는 최선은 아니다. 항상 더부룩한 기분이 남기 때문이다. 와인을 마셔보자! 짜장면은 인기 있는 한식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과 궁합을 찾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짜장면의 재료는 면, 춘장, 돼지고기, 후추, 맛술, 애호박, 양파, 마늘, 대파, 양배주, 식용유, 설탕, 굴소스 등이다. 우리만의 스파게티 음식으로 추억을 연상케 하고 도시의 낭만을 느끼게 한다. 국수와 같이 긴 면을 먹을 때 코를 자극하는 소스의 향이 길다. 그러나 느끼함을 없애는 방법은 반찬이면서 음료의 역할까지 동시에 해주는 청량제가 필요하다. 와인과의 매칭은 짜장면의 향, 맛, 반주(飯酒), 소화(消化)에까지 즐거운 도움을 준다. 최상의 미리아주(Mariage)로 손색이 없는 짜장면과 와인, 그럼 어떤 와인이 좋을까?

독일 리즐링(Riesling) 포도의 와인을 추천한다. 리즐링은 새콤달콤하고 산도가 높으며 단맛이 난다. 꽃 향, 미네랄, 복숭아, 사과, 허브, 스파이스, 섬세함 등이 특징이고 모젤(Mosel) 지역이 유명하다. 병 색깔은 모젤 지역이 초록색이고 라인가우(Rheingau) 지역은 갈색이다. 짜장면과 어울리는 와인의 당도는 슈패트레제(Supatlese, 76-90 Brix)를 추천한다. 톡 쏘는 과일, 꿀, 부드러운 산미가 특징으로 짜장면과 일품이다. 리즐링 포도는 약간 기름 냄새가 나는듯한 맛이 있으니 오픈후 20~30분 정도 있다가 마시는 것이 좋다. 독일 와인의 등급은 QmP(특징있는 고급 와인)가 최고급이고, QbA(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 Landwein(프랑스 뱅 드 패이와 유사함), Deutscher Tafelwein(테이블 와인) 순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당도에 따라 카비네트(Kabinett), 슈페트레제(Supatlese), 아우스레제(Auslese), 베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 아이스바인(Eiswein),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TBA) 순서로 구분된다. 카비네트는 가볍고 약간 스위트한 와인이고 슈페트레제는 늦게 수확하여 만든 당도가 높아진 와인이다.

   
왼쪽부터 독일 리즐링 올드 와인(트로켄 1987, 수패트레제 1976, 아우스레제 1976)

짜장면의 향긋함, 달콤함, 쫀득함이 리즐링과 잘 어울린다. 산미와 당도가 균형 잡힌 리즐링은 짜장면의 느끼함까지 잡아주며 감칠맛을 증대시킨다. 강하고 스모키한 향이 짜장면의 불 향과도 어울린다. 단무지의 새콤함이 짜장면의 조미료 향을 감소시키고 상쾌감을 준다면, 리즐링 포도는 단무지와 같은 역할 외에 음료의 기능까지 하여 만족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사과와 복숭아의 신선한 향까지 느낄 수 있다면 리즐링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짜장면에 들어 있는 고기, 양파, 야채 등의 고명을 남김없이 전부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와인과 짜장면의 조합은 소스에 들어간 다양한 재료까지 안주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즐링 포도의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해서 마시면 좋고, 남았을 경우 냉장고에 약 1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리즐링 포도가 기호에 맞지 않는다면 뮈스카데(Muscadet) 포도의 와인을 추천한다. 프랑스 루아르(Loire) 지역의 포도로 깊고 섬세한 향이 뛰어난 포도이다.

리즐링 와인의 마리아주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설명한 대로 리즐링은 당도에 따라 음식을 달리해가며 즐길 수 있다. 카비네트는 해산물 냉채, 양장피와 잘 어울린다. 약간의 당도가 느껴지므로 시원한 해산물 요리 등과 마시면 그 향과 맛이 배가 된다. 대중적인 요리인 탕수육은 어떤 리즐링 와인과 아울릴까? 아우스레제(95 Brix)를 추천한다. 당도가 높아 탕수육의 고소함과 소스의 달콤함이 멋진 조화를 만들어 낸다. 기호에 따라 매콤한 사천 탕수육도 좋다. 단맛의 와인이 단맛의 음식과도 어울리지만, 매운맛을 감소시키고 입안의 고기 식감을 좋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스파클링(Sparkling) 와인은 피하도록 하자. 탄산가스가 매운맛을 더욱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렌아우스레제 이상 당도의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 식사 후에 마시면 된다.

소모임이나 가족들과 함께 동파육(?坡肉), 오향장육(五香醬肉)과 같이 깊은 맛과 역사가 있는 음식을 나눌 때가 있다. 보들보들한 살코기와 입에 착 감기는 양념 맛이 일품인 동파육에는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와인을 추천한다. 가을에 풀을 베어낸 후 들에서 풍기는 신선한 냄새, 과일, 꽃 등의 향기를 낸다. 드라이하고 풀바디(Fullbody) 하나 부드러운 질감과 프룻티(Fruity)하고 감미로운 피니쉬(Finish)를 지닌 구조감 있는 와인이다. 한식으로 보쌈과도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회향, 계피, 산초, 정향, 진피의 다섯 가지 향신료로 만든 간장에 돼지고기를 졸여 얇게 썬 오향장육에는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가 제격이다. 스파이시(Spicy)의 뜻으로 향이 좋고 중후함이 특징이다. 산미가 다소 낮지만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과 잘 어울린다. 한식으로 족발하고도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카베네 쇼비뇽, 말벡 포도와 같이 타닌이 많은 레드 와인과 고기 음식이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잘 조리된 고기 음식은 바디감과 특색이 있는 화이트 와인과도 궁합이 매우 잘 맞는다.

어떤 음식이든 어울리는 와인은 반드시 있다.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진 와인은 다양하게 조리된 음식과 궁합이 있는 법이다.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환상의 마리아주를 찾는 습관을 들여 보자. 새로운 식음(Food & Beverage)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음식은 약’이라는 말이 있다. 이 약에 와인을 더하면 몸의 건강만이 아닌 우리의 영혼까지 치유가 되는 것이다.

서진수 기자 gosu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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