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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갑의 골목길 인문학' 칼럼을 시작하며...

기사승인 2024.04.17  14: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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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갑 본지 편집국장

골목길이라는 시공간에는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깊게 남아 있습니다.

골목과 길, 마을과 도시 속에서
맛, 멋, 흥, 꿈, 기억, 추억, 문화, 역사, 사람들의
소소한 삶 등 많은 다양성이 뒤섞여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모든 공간에는 시간이 어려 있고
시간은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축적되어있는 골목의 사람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편집자 주>

요즘 대한민국 아니 온 세상이 길의 열풍에 빠져있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열풍이 한국에 옮겨와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강화 나들길, 양평 볼랫길, 남양주 다산길, 대청 호반길, 강원도 바우길, 춘천 물레길, 영덕 블루로드, 서산 아라메길, 변산 마실길, 군산 구불길, 강진 남도 유배길, 순천남도 300리길, 남해 바래길, 하동 박경리 토지길, 외씨버선길,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파랑길 등이 문화생태탐방로라는 이름으로 재포장되어 전국에 상품화 된 길이 넘친다.

걷기 열풍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떠남의 욕망과 존재의 가치에서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인간은 길에서 태어나고 생활하고 죽음까지 길과 뗄 수 없는 숙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가 정착하면서 또 다른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많은 길들 중에서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골목길에 관심을 갖고 그 안에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게 되었다.

‘골목길’ 하고 부르면 친숙하고, 추억 속의 누군가 떠오르고, 개구쟁이 친구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예감이 든다.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에는 좁은 골목들이 많았다. 깜깜한 밤에 심부름을 가면 뒤에서 누가 잡기라도 할까 봐 무서움에 골목과 골목을 힘껏 뛰었던 기억도 있다. 윗동네, 아랫동네 전쟁놀이도 하고, 친구들과 숨바꼭질, 술래잡기, 구슬치기 등 놀이도 즐기던 곳도 골목길이다.

지금은 아파트 공화국으로 변해버린 대한민국이다. 한국전쟁 이후 근대화, 도시화, 산업화의 물결에 많은 것을 버렸고 잃어버렸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곳곳에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에 와서 얼마 남지 않은 골목마저도 또 다른 개발로 인하여 사라지고 있다. 아이들이 뛰놀고 어른들이 어울리고 소통하던 풍경은 보기가 어려워지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 시대에 맞게 변해갔다. 사람 냄새나던 정겨운 골목이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공간에 서려 있는 역사, 문화 등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무관심에 잊혀져만 간다.

모든 길에는 이야기가 있다. 골목길도 아는 만큼 보인다. 골목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의 보물창고이다. 좁은 골목길을 걸으면서 숨어있는 볼거리와 가치를 확인하고 색다른 경험을 체험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이 버무려진 골목을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또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는 길이다. 또 다른 골목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시간, 역사, 장소, 고유성 등을 만날 수 있다. 골목의 또 다른 이름 골목길을 만나자. 꼭꼭 숨겨져 있는 골목길의 추억을 찾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시공간에는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깊게 남아 있다. 골목과 길, 마을과 도시 속에서 맛, 멋, 흥, 꿈, 기억, 추억, 문화, 역사, 사람들의 소소한 삶 등 많은 다양성이 뒤섞여 켜켜이 쌓여 있다. 모든 공간에는 시간이 어려 있고 시간은 역사를 품고 있다. 축적되어있는 골목의 역사와 함께하자.

위대한 사상가 루소는 “나는 걸을 때만 사색할 수 있다. 내 걸음이 멈추면 내 생각도 멈춘다. 내 두 발이 움직여야 내 머리가 움직인다.”고 했다. 유명한 철학자를 비롯하여 보통 사람들도 걸으면서 보고, 느끼면서 사유를 확장했다. 답답하고 힘에 부칠 때 걷기 좋은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골목길에는 독특한 질감과 감성이 불규칙적으로 존재한다.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이 함께 있다. 골목길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탐험하려고 한다. 골목길의 모든 현장은 직접 탐방하면서 깊게, 넓게 들여다보고, 관련 서적 및 논문, 자료는 많이 찾아보고, 팩트에 중점을 두고 한 글자 한 단어 사명감을 가지고 ‘조성갑의 골목길 인문학’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며, 골목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한다. 도시의 미로인 정겨운 골목길에서 느릿느릿 걷는 맛을 즐기자.

골목 끝에서 엄니가 부른다.
“성갑아, 그만 놀고 들어와 저녁 먹자”

조성갑 편집국장 iwishtour@naver.com

 

조성갑 기자 iwishtour@naver.com

<저작권자 © 트레블레저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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