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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커다란 퍼즐처럼 펼쳐졌다

기사승인 2022.01.20  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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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이는 풍경과 겨울바람이 부는 계방산

   
▲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계방산

언제 부터인가 새로운 풍경을 보는 재미가 커졌다.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자그마한 세상,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 겹겹인 산 그리메(그림자), 눈꽃과 상고대, 넘실거리는 운해, 산행은 더는 운동이 아니라, 신비로운 세상을 향한 탐험이자 여행이었다.

 

   
 

코로나19로 흉흉한 시대가 오자 산행은 잠시 현실을 벗어나는 탈출구가 됐다.가끔 깊은 산속에 들 때는 걱정을 덜어내고 신선한 공기를 가득 담는 유일한 시간이 됐다.  가슴 깊숙이 빨아들인 공기와 함께 희망을 채우는 것이다.

 

   
 

                                                                                                       

해발 1579.1m,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자 겨울 명산인  계방산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늘 운무가 넘나든다는 고개, 운두령으로 차를 몰았다.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고개 중 만항재 다음으로 높은 운두령. 인적 드물고 하얗고 포근한 시골 정경이 맞아준다. 구불구불 도로를 올라 산행 시작점, 운두령 쉼터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4.1㎞ 정도만 오르면 된다.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고 해서 다섯 번째로 힘든 산이란 의미는 아니다.해발 1089m인 운두령에서 시작하는 산행이기에 거저먹는 셈이다.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하기 때문에 등산 초보자들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입구에서 아이젠, 스패츠를 부지런하게 착용하고 스틱을 꼭 쥐었다.

 

   
 

두껍게 쌓여 발이 푹 들어가게 만드는 눈이 포근하고 겨울 공기는 상쾌했다. 얼마나 고마운지, 당연했던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당연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은 야속하기만 한 코로나19가 주는 일말의 교훈일지도 모른다. 물푸레나무군락 사이를 가로질러 호젓이 걸었다. 이 일대는 주목과 철쭉나무, 원시림이 군락을 이루고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서 자연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나뭇가지 사이로는 파란 하늘이 커다란 퍼즐처럼 펼쳐졌다. 거대한 주목도 하나둘 나타났다. 그 옆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눈사람도 등장했다.마스크를 쓴 탓에 숨이 더욱 가빠졌지만, 그렇기에 더 천천히 느긋이 걸었다. “20분만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산객이 격려의 말을 건넨다.“산에서 내려가는 사람 말은 믿는 게 아니라던데,

한 번 믿어보겠습니다.”장난스럽게 화답하니, 등산로에 웃음소리가 퍼졌다.

 

   
▲ 운무가 아름다운 게방산

모르는 이의 따스한 격려에 힘이 났다. 30분간 깔딱고개에 오르니 계방산 중간지점 전망대가 나타났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약 1㎞, 1시간이면 된다. 정상은 과연 이 일대 최고의 조망터였다. 계방산 주변 오대산을 비롯하여, 백적산(1141m), 태기산(1261m), 방태산(1436m) 등 높은 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너른 산줄기는 설악산까지 이어진다. 백두대간의 힘찬 산줄기가 우리를 지나고 있음에 경이로웠다.

 

   
▲ 운무와 상고대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낸다

아름다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것을 감상하는 힘이라고 한다. 자연은 받아들이는 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나눠주는 게 다르다. 겨울답게 쌀쌀한 날씨 덕에,  상고대를 보면서 풍경에 큰 울림이 된 시간. 반짝이는 풍경과 겨울바람이 부는 계방산 정상에서 축 처졌던 마음을 고이 꺼내 다시 되잡아 보자. 묵직했던 마음의 무게만큼 자연의 나긋함과 따스함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강원도 평창군 계방산(桂芳山)

전정문 기자 newsky1515@hanmail.net

<저작권자 © 트레블레저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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